빌딩 투자하면서 내가 제일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대출은 주거래은행 하나만 믿지 마세요.”
말이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 세 곳 이상 돌아보는 분들이 정말 적다.
대부분 본인이 거래하던 은행 하나만 찾아가서 “얼마 나와요?” 묻고 끝낸다.
그런데 이게 몇천만 원 차이를 만든다.
같은 30억 대출, 0.3% 차이의 무게
요즘 상담 오시는 분들한테 내가 계산기를 두드려 보여주는 게 있다.
30억 빌딩을 매입하면서 대출을 15억 받는다고 치자.
금리 3.2%면 연 이자 4,800만 원.
금리 3.5%면 연 이자 5,250만 원.
금리 3.8%면 연 이자 5,700만 원.
0.3% 차이가 연 450만 원이다.
0.6% 차이는 연 900만 원.
작은 숫자처럼 보여도 10년이면 수천만 원 쌓인다.
매년 한 달 치 임대료가 그냥 새어 나가는 거다.
그런데 이게 실제로 흔하게 벌어진다. 같은 금액,
같은 조건인데 은행마다 조건이 0.2~0.5% 차이가 난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가
은행마다 내부 목표가 다르다. A은행은 이번 분기에 법인 대출 한도를 늘리는 중이고,
B은행은 다 소진됐을 수 있다. 지점장 재량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그리고 법인이냐 개인이냐도 크게 다르다. 법인은 재무제표가 깔끔하면 개인보다 한도도 크고 금리도 낮게 나온다.
이런 변수가 많으니 한 곳만 듣고 결정하면 손해다.
내가 권하는 순서
먼저 주거래은행부터 조건 받아본다. 기준점이 필요하니까.
그 다음 다른 은행 두 곳을 돈다. 가능하면 빌딩 대출 경험이 많은 지점장을 소개받는다.
조건 받을 때는 꼭 문서로 받는다. 말로만 듣고 진행했다가 잔금 며칠 전에 조건이 바뀌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세 곳 조건을 들고 다시 주거래은행에 가면 재협상이 된다. “다른 은행은 이런데요” 하면 맞춰주는 경우가 많다.
대출 타이밍은 따로 있다
이건 내가 거의 매번 강조하는 거다.
1월 중순부터 3월까지가 연간 대출 조건이 가장 좋은 시기다.
은행마다 연간 한도 배정이 새로 시작되니까. 지점장들이 공격적으로 영업하는 시점이다.
7월경에는 하반기 여신 여유가 있는 은행들이 있다. 상반기를 놓쳤다면 이때 다시 문의해볼 만하다.
은행마다 여신 운영 방식이 달라서 그 시점에 조건이 풀리는 곳이 생긴다.
반대로 11월, 12월은 피해라. 한도 소진돼서 조건이 나빠지거나 아예 거절당한다.
잔금일을 조정할 수 있다면 가급적 상반기로 맞추는 게 좋다.
신용 관리도 미리
대출 심사 직전에 신용점수 관리하면 이미 늦다.
최소 6개월 전부터 준비한다. 예금 1억 정도를 해당 은행에 예치해두면 내부 평가점수가 올라간다.
카드 대금, 공과금 연체 없이 관리하고 불필요한 대출은 정리한다.
이런 사소한 것들이 금리 협상할 때 무기가 된다.
감당 가능한 대출만 받는다
마지막으로 이건 꼭 강조하고 싶다.
대출은 “얼마나 빌릴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가 기준이다.
공실 6개월, 임차인 교체 기간, 금리 인상 같은 변수가 언제든 온다.
이런 상황을 이자 감당으로 넘길 수 있는 수준으로 받아야 한다.
내 주변에 공실 3개월 만에 급매로 내놓는 분들 많이 봤다. 대출 비율이 너무 높았던 게 이유였다.
LTV 50% 정도가 심리적 여유를 주는 수준이다. 그 이상은 본업이나 다른 수익으로 커버할 수 있을 때만 고려하면 된다.
정리하면
빌딩 대출에서 0.3% 차이는 수천만 원을 가른다.
은행 세 곳 이상 비교, 연초 타이밍 맞추기, 법인 설립 검토, 신용 관리 미리, 감당 가능한 한도.
이 다섯 가지만 챙겨도 몇천만 원 차이가 난다.
같은 건물이어도 대출 조건이 수익을 가른다. 귀찮다고 한 곳만 듣고 결정하지 마라.